사모아 아피아 팔레올로 공항 || Western Samoa Apia Faleolo Airport
팔레올로 국제공항
서사모아 Western Samoa의 관문이 되는 팔레올로 국제공항입니다. 서사모아의 수도인 아피아 Apia에 있습니다. 뉴질랜드나 호주에서 사모아를 거쳐 아메리칸 사모아로 가려면 아피아의 팔레올로 공항에 내려 자동차로 한참을 달려 또 다른 국제공항인 팡알리 공항으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메리칸 사모아는 외국인 입국에 매우 폐쇄적인 정책을 적용하고 있어서, 아메리칸 사모아의 국민이 확인한 초청장이 없으면 입국이 불가능했습니다. 서사모아 입국심사관은 최종 목적지를 물어보더니 아메리칸 사모아의 초청장이 없으면 서사모아 입국도 불가능하다며 일행을 취조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겨우 부탁을 해서 공중전화로 아메리칸 사모아에 연락을 했고, 입국 허용 서류가 서사모아 출입국관리소에 팩스로 들어오면서 겨우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사모아 사람들은 폴리네시안 인종으로 남녀 모두 체격이 아주 큽니다. 덩치가 큰 여자 심사관이 한참 으름장을 놓다가 우리를 풀어줬는데 아메리칸 사모아의 고위급 인사가 연락을 해오자 급격히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공항 밖까지 나와 택시 요금도 흥정해 주었습니다.
당시 서사모아 아피아의 택시들은 아주 오래된 중고차들이었습니다. 남태평양 사람들의 낙천적인 미소와 함께 차 트렁크에는 커다란 가정용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었고, 운전석 대시보드의 속도계는 아예 작동도 하지 않았지만 차는 잘 굴러 갔습니다.

풍요와 바다의 신 문어 Fe'e
공항 로비에는 커다란 나무 조각이 있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문어를 형상화한 것인데 여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 전통 조각상은 사모아 문화와 신화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문어(사모아어로 Fe'e)를 형상화한 작품인데 폴리네시아 신화에서 페에는 풍요의 신이자 바다의 강력한 수호자입니다.

협업을 강조하는 폴리네시아 문화권에서는 이런 작품을 만들 때 특정한 조각가를 지정하지 않고, 부족사회에서 인정받은 장인들이 그룹을 이루어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사모아섬에서 자란 이필레레 같은 단단한 나무를 사용해 만들었는데 이 조각상은 아쉽게도 2019년 새로운 공항 청사가 중국 자본의 지원으로 건설되면서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소박한 섬나라 서사모아
당시 사모아는 극빈국에 속했습니다. 돈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호화로운 리조트도 몇몇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회시설은 소박하고 단순했습니다. 냉방시설 없이 뻥 뚫려있는 탑승 수속 카운터나 천장에서 돌고 있는 선풍기도 섬나라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모습들입니다.


공항 2층에는 활주로를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고 작은 매점도 있었습니다. 피지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컵라면을 하나 사먹었는데 농심 사발면이 분명했습니다. 맛은 조금 더 순하고 농심이라는 로고나 한글은 전혀 없었지만 한국 사람이라면 누가 먹어도 사발면이구나를 할 수 있는 맛이었죠. 남태평양 섬나라 사람들도 우리 컵라면을 먹는구나 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TALOFA LAVA
피지로 가는 비행기에서 공항을 바라봅니다. 라면을 먹던 2층 전망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나무가 많은나라답게 목각으로 만든 웰컴 싸인도 특이하고 아름답습니다. TALOFA는 폴리네시안어로 "안녕, HI"라는 뜻인데, 사모아 사람들은 일상에서 TALOFA LAVA 를 더 친근한 표현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비행기에서 만난 행운 - 도넛섬 니와포우
서사모아에서 피지로 가는 길에 만난 완벽한 도넛 모양의 환초입니다. 당시에는 이 섬의 이름이나 정보를 전혀 알 수 없었는데, 이제는 ai를 몇 번 돌려 섬의 이름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섬의 이름은 니와포우 Niuafo'ou 로 남태평양 통가 왕국의 최북단에 위치한 화산섬입니다. 산호초가 고리 모양을 이룬 환초 Atoll 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해저 화산의 꼭대기 칼데라가 침수되면서 만들어진 화산 고리섬 Caldera rim island 입니다. 섬 중앙에는 바닷물이 아닌 민물 호수가 있고 호수 내부에도 또 다른 화산섬들이 솟아 있습니다.

섬 아래쪽으로 비행기 활주로가 보이는데 섬의 유일한 항공 교통 수단인 쿠이니 라비니아 공항입니다. 이 섬은 과거 배가 접안하기 어려워 우편물 배달 선박이 양철 깡통에 우편물을 넣어 던져주면 섬 주민들이 헤엄을 쳐서 가져왔다는 일화로 틴 캔 아일랜드 Tin Can Island 라는 별명으로도 불렸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43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고, 정기적인 항공편도 없어 관광객이 가보기에는 아주 어려운 지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