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 오클랜드 공항 풍경
오클랜드 공항 밖으로 나왔습니다. 7월 하순은 남반구의 겨울이라 공기가 제법 차갑습니다. 공장이 없는 섬 나 라인 만큼 공기도 깨끗하게 느껴집니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아 항공편도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렵사리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교통편을 인터넷을 통해 알아봤죠.


오클랜드 공항 리무진 버스
당시 오클랜드공항에도 시내로 나가는 리무진 버스가 있었습니다. 버스 티켓 자판기에 현금을 넣고 버스표를 끊은 다음 리무진 버스를 타고 숙소인 스카이타워 호텔로 갑니다.


세계적 관광지이자 도시 주변에도 볼 거리가 많은 도시답게 공항버스 안에는 여행지 브로슈어가 가득합니다. 호텔, 호스텔, 크루즈 브로슈어도 있고 숙소 위의 스카이타워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반딧불이가 사는 와이토모 동굴로 가는 여행상품도 있습니다.



사모아 사람들의 문화 중심지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의 수도이기도 하지만, 주변 섬나라들을 연결하는 문화와 생활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사모아 같은 남태평양 섬나라 사람들은 오클랜드에 유학을 오고 물건을 사가기도 합니다. 공항에서 만난 청소 미화원 청년은 오클랜드에서 대학을 다니며 공항 청소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습니다.


사진 속 여행객들도 외모가 폴리네시안입니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훌라춤을 추는 하와이 원주민이 폴리네시안이죠. 피부는 검붉은 빛에 가깝고 체격이 아주 건장하고 키가 큽니다. 서사모아와 아메리칸사모아 원주민도 같은 폴리네시안입니다. 여행객인 사진 속 두 사람이 서사모아에 산다면 상당히 재력이 있는 편일 겁니다. 미국 식민지를 선택한 아메리칸 사모아와 달리 서사모아는 독립국을 선택했고, 강대국의 원조가 없어 경제력이 약한 편이니까요.


사진 속 택시 기사도 폴리네시안으로 보입니다. 아마 서사모아에서 일자리를 찾아 뉴질랜드로 넘어왔을 겁니다. 당시에는 농담 섞인 이야기로 폴리네시안 사람을 만났는데 몸집이 크고 건장하거나 뚱뚱하다면 아메리칸 사모아 사람이고, 마른 체형이라면 서사모아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미국 원조가 많은 아메리칸 사모아 사람들은 굳이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나갈 필요도 없고, 엘리트 계층은 같은 나라인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영연방에 속해있지는 않지만 영국 식민지 시절을 거치며 영국 문화에 친숙한 서사모사 사람들은 호주나 뉴질랜드로 일자리를 찾아 많이들 넘어왔습니다.



남태평양의 항공 허브 오클랜드
오클랜드 공항의 국제선 출발 전광판입니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스번 같은 왕래가 많은 호주의 도시들로 가는 비행 편에 많이 보입니다. 콴타스항공의 로스앤젤레스 향 비행기는 아마 시드니를 출발해 오클랜드를 거쳐 태평양 너머 LA로 가는 것 같네요. 에어뉴질랜드는 피지의 수도 난디를 경유해 LA로 가는 노선입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당시 멜버른과 싱가포를 거쳐 두바이까지 가는 노선을 운영했던 모양입니다. 맨 아래 퍼시픽항공은 서사모아의 수도 아피아로 가는 항공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