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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아메리칸 사모아 - 대한민국 원양어업의 전진기지

레인메이커 호텔 -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by 생기방랑 202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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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사모아 국립공원 정상에서 바라본 팡고팡고 만의 모습입니다. 영어로는 Pago Pago 라고 쓰는데 현지인들은 파고파고로 읽지 않고 팡고팡고로 읽습니다. -ago를 '아고'로 발음하지 않고 '앙고'로 '이응'을 넣어 발음하죠.

아메리칸 사모아가 말 그대로 미국령, 즉 미국 식민지이고 미국이 많은 원조를 아끼지 않는 것은 아메리칸 사모아가 태평양 한 가운데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메리칸 사모아와 주변 폴리네시아 섬나라들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바다 위로 우뚝 솟아오른 지형들입니다. 바다 밑 지형이 깎아지른 절벽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팡고팡고만 밑으로 잠수함이 숨으면 높은 산과 깊은 물 깊이로 인해 폭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팡고팡고만의 전략적 기능이 뛰어나다는 것이죠. 2003년의 여행이었지만 당시에는 20일 정도를 머무는 동안 한번도 미국 해군이나 군인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다들 숨어있는 걸까요?

 

 

아메리칸 사모아 국립공원 정상의 전망대에서 팡고팡고만을 내려다보면 예쁘게 생긴 건물들을 볼 수 있는데, 여기가 바로 레인메이커 호텔입니다. 서머셋 모어의 소설에 나온다는 '오늘도 레인메이커 산에 구름이 걸리면,,' 문구처럼 아메리칸 사모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레인메이커 산의 이름을 따서 지은 호텔입니다.

물론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만, 2003년 당시에는 아메리칸 사모아의 단 하나뿐인 호텔다운 호텔이자 아메리칸 사모아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 호텔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정부 관료들이 아메리칸 사모아를 방문하면 너무나도 당연히 이 호텔에 투숙을 했다고 합니다.

 

건물 대부분이 나무로 지어진 이 호텔은 2003년 당시에도 많이 노후되어 폐업을 검토하고 있었고, 그 때문인지 호텔 곳곳이 관리가 안된채 방치되어 있고 직원들도 느릿느릿 소극적으로 일한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건물 외벽에 걸린 현수막도 많이 색이 바랜 모습입니다.

 

레인메이커 호텔의 정문입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호텔 로비가 나오고 여러 객실로 연결됩니다. 레인메이커 호텔은 단층 건물이기 때문에 복도를 걸어가면 모든 객실로 통하게 됩니다. 부지 내에 방갈로 형태의 독채 방도 있었는데 들어가보지 못했네요. 

로비 왼쪽의 유리창 공간은 호텔 레스토랑입니다. 창가나 뒤편 테라스에 나가 앉으면 팡고팡고만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정문 옆으로 미국 우편서비스의 우체통이 있고 그 뒤로 미국 공중전화기가 있습니다. 공중전화기는 미국 달러 동전을 넣고 사용했습니다. 아이스크림 로고가 그려진 입간판을 따라 내려가면 옷과 잡화류를 파는 작은 매장이 있습니다.

 

호텔 입구에 세워진 레인메이커 호텔 간판입니다. 칠이 벗겨진 나무판과 알맹이가 튀어나온 백열전구의 모습도 당시에는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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