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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의 잡글

오페라의 유령 - 우리말 부산 공연 후기

by 생기방랑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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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Musical "The Phantom of the Opera"


☆ 공연기간 : 2023.03.30 (목) ~ 2023.06.18 (일)
☆ 공연시간 : 평일 오후 7시 30분 / 주말 및 공휴일 2시, 7시 (월 공연 없어요)
☆ 관람등급 : 만 7세 이상 관람가 (미취학 아동 입장불가입니다)
☆ 러닝타임 : 150분 (전반 75분 + 인터미션 20분 + 후반 55분)
☆ 티켓가격 : VIP석 190,000원 / R석 160,000원 / S석 130,000원 / A석 90,000원 / B석 70,000원
☆ 문      의 : 클립서비스 1577-3363 / 드림씨어터 1833-3755

뜻하지 않은 성은을 입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갔습니다. 티켓 가격이 어마어마하네요. 문화와 거리를 두고 사는지라, 부산국제금융센터 근처도 처음 가봤고, 아바니호텔, 드림시어터 모두 초면입니다. 멋지게 잘 조성되어 있네요. 문화의 불모지라는 옛 오명을 벗고 부산도 문화가 풍성한 도시로 변모한 것 같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버전 초연이 열리는 드림시어터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1층으로 들어갔다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가야 공연장이 있네요. 가장 인기 있는 배우라는 조승우 님의 공연은 아니고, 김주택 -  송은혜 - 송원근 세 분 라인업의 공연 일정이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팬텀 오브 디 오페라 라고 말은 많이 들었는데 내용이라도 좀 알고 봐야 할 것 같아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정리를 좀 해보니,, 일단 여 1, 남 2의 3각 관계 스토리입니다. 미모의 무명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크리스틴과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귀족 라울, 그리고 크리스틴에게 노래를 가르친 오페라극장의 유령인 에릭의 사랑과 갈등 이야기라 할 수 있겠네요. 흉측한 외모를 가진 에릭은 크리스틴의 마음을 얻지 못하자 강압적인 사랑 고백을 하게 되고, 스토리의 마지막에 라울은 크리스틴을 구해내죠.

뮤지컬에 공연 기술, 엔터테인먼트 기술이 접목된 부분이 가장 인상 깊게 느껴졌습니다. 숨어있는  유령의 목소리가 객석 뒤편에 서라운드로 들리던 음향, 1톤에 육박한다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객석을 향해 떨어질 듯 내려오는 설정, 디즈니랜드 뮤지컬에서나 볼 법한 - 배우가 마술처럼 나타나고 사라지는 모습들은 스토리의 흥미로움을 증폭시키는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인 명성만큼이나 무대 구성도 훌륭합니다. 입체감 넘치는 배경은 커튼과 천 재질의 배경막을 많이 사용했는데 마치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듯 관객을 무대로 빨아들이는 힘이 느껴집니다. 무대의 구조, 디자인, 자재의 재질 등에 많은 공을 들인 것 같고, 이러한 기술과 디자인의 유출을 막기 위해 관객의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공연은 물론 커튼콜의 촬영도 금지되고 심지어 공연 전후의 빈 무대 촬영도 금지입니다. 안내방송이 수차례 반복됩니다.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출처: 오페라의 유령 홈페이지)

위아래 4장의 사진은 오페라의 유령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으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걸로 보아, 홍보 배포용으로 용인된 사진 같습니다. 이 사진들은 우리나라 배우들이 아닌 외국 배우들로 외국에서의 공연 사진을 홍보자료로 함께 라이선싱 받아 사용하는 것 같네요.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출처: 오페라의 유령 홈페이지)

아래 사진, 유령의 거처로 배를 타고 가는 장면이 기술적인 면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무대 위에 물은 없는데 물이 있는 듯하고, 무대 바닥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촛불들, 그리고 미끄러지듯 흘러가는 조각배의 움직임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바닥과 탈 것 사이의 전자석 효과를 이용한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출처: 오페라의 유령 홈페이지)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 (출처: 오페라의 유령 홈페이지)

기술적 부분과 함께 배우들의 열창 또한 무척 훌륭합니다. 비싼 티켓을 사고 들어와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뮤지컬이니 만큼 사전 녹음된 MR을 사용했겠지만 음악과 노래, 긴장감 넘치면서도 가끔 그 긴장을 풀어주는 코믹 연기, 그리고 여기저기 귀신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유령의 모습도 흥미를 더합니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우리말로 노래를 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은 훨씬 넓어졌지만, 우리말로 번역을 하면 어떻게 해도 해결하기 어려운 어색함이 남아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원작의 배경이 프랑스인만큼, 프랑스 이름이 많이 나오는 부분도 사전 지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이름과 스토리, 배우가 바로 매칭되기 어려워 스토리를 놓칠 때가 많을 것 같습니다.
 
좋은 자리에 앉았음에도 무대와 거리가 제법 있어서 배우의 얼굴, 표정을 세세하게 볼 수 없었던 점도 아쉬웠고 그냥 운 탓이지만 앞자리에 앉은키가 큰 분이 있으면 무대를 많이 가리게 되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드림시어터에도 공연 관람용 망원경을 빌려주는 창구가 있었는데, 망원경을 미리 준비하신다면 배우들의 표정 연기나 열창하는 모습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식을 가지고 들어갈 수는 없고 투명한 색의 액체, 즉 생수만 들고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시면 좋겠네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월이 몇 군데 있는데 모두 줄 서서 촬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아주 천천히 나가신다면 줄 서지 않고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도 있습니다.

원작의 훌륭한 스토리, 우리말로 열연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열창, 마술쇼를 보는 듯한 기술적 연출 모두 만족할만한 공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버전을 관람하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매우 개인적인 후기로는,
전체적 분위기가
디즈니 미녀와 야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었고
노래를 잘하도록 가르쳐준
에릭을 배신(?)하고
귀족 라울을 따라가는
크리스틴이 좀 그러하였고
싫다는데 굳이 억압적으로
크리스틴을 붙잡으려는
에릭도 답답하게 느껴졌답니다.
인간사, 특히 사랑에 관한 것들은
부질없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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