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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익스프레스 탑승 후기 || Hong Kong Express

by 생기방랑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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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저가항공사 홍콩익스프레스


홍콩 기반의 저가항공사 홍콩익스프레스를 타고 부산에서 홍콩으로 갑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영문으로는 HK Express 라고 표기하는데,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항공사입니다. 우리나라와 홍콩 구간을 몇 차례 다녀보니 우리나라 여행객들보다는 홍콩이나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여행을 오는 홍콩 또는 중국 관광객들이 더 많이 이용합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홍콩에서 4번째로 생긴 민간항공사이며, 2019년에는 홍콩의 대표적 항공사인 캐세이패시픽에 인수되었고 캐세이패시픽과 같은 영국계 스와이어그룹의 계열사가 되었습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홍콩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노선은 인천, 부산, 제주가 있고 일본과 동남아시아에도 많은 노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10대의 에어버스320 계열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항공평가사이트 airlineratings.com으로부터 최고 등급의 7 STAR 안전등급을 수상하기도 한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는 항공사입니다.


낮에 떠나고 낮에 돌아오는 홍콩익스프레스 부산-홍콩 노선


홍콩익스프레스 부산-홍콩 노선의 특징 중 하나로 비행이 낮시간대에 배정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보통 홍콩이나 동남아시아를 오가는 항공편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시간 편의를 위해 출발은 밤에 하고, 귀국은 새벽에 하는 여정이 많습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현지에 심야에 도착하고, 귀국은 아침 일찍 하게 되어 불편한 점이 있기도 합니다. 

홍콩익스프레스 김해공항-홍콩공항 노선은 김해공항을 낮에 떠나 홍콩에 저녁이 되기 전 도착하고, 홍콩에서는 늦은 오전 시간대에 출발해 오후에 김해공항에 도착합니다. 낮시간대 비행이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쪽잠을 잘 불편도 없고 더 상쾌한 상태에서 여행을 시작하고 마칠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을 동반한 경우에는 낮시간대 비행이 아이들을 관리하기 훨씬 수월해 좋습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저가항공사답게 온라인 체크인 승객을 우대합니다. 온라인 체크인을 마친 승객들은 별도의 대기줄에서 탑승수속을 할 수 있죠. 물론 추가 비용을 내고 별도의 탑승수속과 우선 탑승, 수하물 우선 수취 등의 특권을 누릴 수도 있고 5천원~1만원의 비용을 내고 원하는 좌석을 선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은 좌석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유료서비스인 사전 좌석지정보다는 현장에서 무료로 좌석을 받는 걸 선호합니다. 실제로 공항에 일찍 도착하기만 해도 창가, 복도, 혹은 일행들과 함께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해공항은 공항이 작고 이용객도 인천공항 대비 훨씬 적은 규모이기 때문에 탑승수속과 보안검색, 출국심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면세구역에 들어가 탑승게이트까지 이동을 하는 것도 그리 길지 않은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공항에서 필요로 하는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좌석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출발 2시간 전에만 공항에 도착해도 아주 여유롭게 필요한 절차들을 진행할 수 있죠.

최근 들어 가지고 타는 짐, 캐리온 배기지에 대한 무게 단속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탑승수속 카운터에서 부치는 짐, 체크인 배기지 외에 가지고 타는 짐에 대한 점검이 있었습니다. 1인 1개의 가방을 기내로 가지고 탈 수 있는데 가지고 탈 가방에 CABIN APPROVED라는 딱지를 감아주었습니다. 물론 이 표식을 비행기에 타기 직전 직원들이 검사할 수도 있고 검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가지고 타는 짐에 대한 단속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여행 준비를 하면서 가지고 탈 짐, 보낼 짐의 무게와 개수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평균 기령 5.5년의 새 비행기


홍콩익스프레스는 에어버스 A320계열의 비행기를 10대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평균 기령은 5.5년으로 상당히 새 비행기를 운용한다고 볼 수 있죠. 기내 분위기를 살펴보면 한눈에 비교적 새 비행기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홍콩에서 돌아올 때 찍은 홍콩익스프레스 에어버스 A320NEO의 모습입니다. 김해공항은 군사공항이기 때문에 공항이나 비행기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무심코 기념으로 한 장 찰칵하면, 직원들이 달려와 사진을 지우라고 하고 지우는 걸 확인하기까지 하죠.

비행기 내에서 다소 불편한 점을 찾으라면 승객들이 객실 내로 가지고 타는 짐이 많아 짐 올릴 머리 위 선반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과 시트가 좀 얇다는 느낌을 들 수 있죠. 홍콩익스프레스는 처음 티케팅을 할 때 승객의 몸과 가지고 타는 짐에 대해서만 요금이 나옵니다. 부쳐야 하는 짐에 대해서는 20킬로그램부터 요금이 추가됩니다. 그래서 여행객들은 여행 경비를 아까기 위해 부치는 짐을 줄이고 가지고 타는 짐을 늘리려 하죠. 그래서 머리 위 선반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짐이 많습니다. 시트는 최근 시트를 얇게 만드는 추세가 반영되었는지 얇다는 느낌이 드는데, 간혹 뒷 승객의 무릎이 쓰윽하고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죠. 

 


창 밖으로 즐기는 남해안 풍경들


날씨도 맑아 창밖 풍경도 잘 보입니다. 김해공항 활주로를 바다에서 돛대산 방행으로 이륙한 비행기가 서낙동강과 김해평야를 지나 바다 위로 날아오릅니다. 창 아래로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가 보입니다. 거가대교는 일부는 지상 교량구간으로 일부는 해저터널 구간으로 건설되었습니다. 해외나 서울, 제주에서 비행기로 부산에 올 때면 거가대교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부산과 홍콩을 오 갈 때, 제주도 동쪽 해역을 지나 타이페이와 대만서쪽 해안을 따라 날아간 후 홍콩으로 향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남해 통영 인근 해역을 지날 때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섬들이 보입니다. 

왼쪽 끄트머리 반도처럼 나온 섬은 거제도 본섬의 남부면이고, 긴 장화처럼 생긴 섬은 장사고, 그 옆으로 소덕도, 대덕도가 보입니다. 위쪽으로는 가왕도, 여유도가 있어 어유도에 바싹 붙은 섬은 매물도, 오른쪽 끝에 살짝 보이는 섬이 통영에서 유명한 소매물도입니다.

왼쪽의 작은 섬이 어유도, 그옆에 대매물도라 부르는 매물도, 오른쪽 섬이 관광지로 잘 알려진 소매물도입니다. 소매물도는 바로 옆 등대섬과 자갈길로 연결되어 있는데 물때에 따라 자갈길이 열리기도 하고 물이 올라차면 자길길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등대섬에는 예쁜 등대가 있어 과거 쿠크다스 과자 CF를 찍기도 해서 쿠크다스섬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부산에서 제주도를 갈 때 가끔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비행기가 순항에 접어들고 안전벨트 표시등도 꺼졌습니다. 승무원들이 기내를 돌아다니며 검역 확인서 같은 서류를 나눠주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비해 승무원들의 복장이 한결 심플해진 것 같습니다. 유니폼이이 좀 얇은 재질이라는 느낌도 들었는데 패션을 강조하는 유니폼보다는 실용적으로 보입니다.

 


기내 식음료는 모두 유료 - 현장 결제 혹은 사전 구매


보통 외국계 항공사 비행기를 타도 출발지가 우리나라이면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을 하는데, 이번 비행에서는 한국인 승무원을 보지 못했습니다. 에어아시아의 경우도 우리나라 승무원이 타지 않고, 간단한 우리말을 할 수 있는 승무원이 있는 정도였는데 홍콩익스프레스도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부산과 홍콩 사이는 비행기로 약 3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저가항공이 아닌 대한항공이나 캐세이패시픽 같은 항공사를 이용했다면 근사한 기내식을 한 번 먹을 수 있었을 겁니다. 비행시간이 부산 홍콩 거리보다 짧은 상하이 홍콩 구간에서도 중국동방항공은 기내식도 나오고, 심지어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콘까지 나왔었죠. 하지만 저가항공은 기내식이나 간식은 물론 물까지도 기내에서 사 먹어야 합니다. 물론 3시간 정도 비행에서는 굳이 뭘 사 먹지 않아도 불편이 없습니다. 몇몇 승객들은 사전에 주문한 기내식을 받아 드시거나, 승무원에게 요청해 기내식이나 라면, 음료 등을 구입해 드시기도 합니다.

저가항공은 기내식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승객들이 가지고 타는 식음료를 기내에서 먹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홍콩익스프레스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감시하듯 승객들의 행동에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음료 하나 정도 들고 있거나, 조용히 과자 먹는 정도는 뭐라 하지 않습니다. 김밥 도시락을 꺼내들고 일행들과 시끌벅적 먹는다면 당연히 제재가 들어오겠지요. 홍콩익스프레스보다 기내 개인음식 취식을 더 강하게 금지하는 에어아시아도 간단한 음료 한 병, 빵 한 봉지 가지고는 뭐라 하지 않았는데 김밥 도시락을 꺼내든 승객에게는 도시락을 넣어달라고 하더군요.  

경비 절감이 이슈이긴 한 모양입니다. 멀미 구토 봉투는 지금까지 여러 비행기에서 본 것 중 가장 얇고 항공사 로고 조차 없는 초저가형으로 보입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경우는 멀미 봉투에 개인 쓰레기를 담아서 승무원에게 버려달라고 안내를 할 정도로 사용을 권하는데 홍콩익스프레스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멀미 봉투는 종이 재질이지만 안쪽으로는 비닐 코팅이 되어 있어 단시간 방수도 가능하죠.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젖은 쓰레기 등을 담아둘 때 유용해서 내릴 때 하나 정도 가지고 가면 유용합니다.

 


밤 비행기에서는 볼 수 없는 홍콩과 마카오 풍경


대만 북부 해안에 다다른 비행기가 대만 서쪽 해안을 북에서 남으로 날아 홍콩 상공에 도착했습니다. 대만부터 홍콩까지는 창 밖으로 육지의 모습이 많이 보여 창밖 풍경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홍콩국제공항으로 접근하기 위해 선회비행을 하는데 창 밑으로 중국이 건설 중인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윈드터빈과 블레이드까지 완전히 건설된 타워가 대부분이고 아직 날개를 달지 않은 타워도 몇몇 보입니다.

아름다운 섬 풍경이 지나고 빼곡하게 들어선 건물들과 배가 보입니다. 복잡함이 도시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홍콩에 다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아래 풍경은 홍콩이 아닌 마카오입니다. 강 옆에 들어선 타원형의 경기장은 마카오 경마클럽이고, 그 옆으로 마카오 올림픽 스타디움과 수영경기장이 있습니다. 

이어서 다시 홍콩 상공으로 들어옵니다. 가로로 놓인 긴 다리는 칭마대교로 세계에서 11번째로 긴 현수교입니다. 왼쪽의 큰 섬 칭이와 오른쪽의 작은 섬 마완의 첫 글자를 따서 칭마대교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내리면 칭마대교를 거쳐 구룡반도나 홍콩섬으로 갈 수 있습니다. 칭마대교는 시내로 들어가는 자동차는 물론, 공항철도인 AEL도 오고 가는 도로와 철도를 모두 갖춘 대교입니다.

마완섬의 모습이 자세히 보입니다. 비싸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있고, 어촌 부락도 있습니다. 다리 밑 기차 열차처럼 생긴 긴 직사각형 모양은 파크 아일랜드에 설치된 노아의 방주입니다.

 


경제적이며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홍콩익스프레스


드디어 비행기가 홍콩공항에 착륙했습니다. 3시간 남짓 걸리는 홍콩익스프레스 비행은 낮시간대라 바깥 풍경 구경하기에 좋고 내려서도 몸이 지치지 않아 좋습니다. 신형 비행기와 캐세이패시픽을 모기업으로 하는 안전한 운항 정책 덕분에 편안하게 홍콩까지 왔습니다. 

일을 마치고 공항으로 뛰어가 밤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 와서 여행을 즐기고, 새벽 비행기를 타고 이른 아침에 귀국하는 의욕 넘치는 여행가에게는 낮 시간대 비행이 아까울 수 있지만 차분하게 낮에 타고 낮에 내리는 홍콩익스프레스 일정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행 짐도 지혜롭게 꾸려본다면 훨씬 경제적으로 홍콩을 오고 갈 수 있는 홍콩익스프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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