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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이리오모테 - 일본 최남단의 섬으로

오키나와보다 더 남쪽 - 일본 최남단 팔중산 야에야마 제도

by 생기방랑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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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남쪽으로 튀어!  일본 야에야마 제도

일본 남쪽 끝을 오키나와로 생각하기 쉽죠. 크게 보면 오키나와가 일본의 최남단이 맞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키나와의 남쪽 끄트머리에 '팔중산 제도' 즉 '야에야마 제도'가 또 있습니다. 야에야마 제도는 이시가키, 미야코, 이리오모테 3개의 섬이 주요 섬으로 구성됩니다. 이들 모두 일본의 오지이지만 숨겨진 휴양지, 아름다운 아열대 바다 밑 풍경을 가진 보석 같은 섬들이기도 합니다.

 

 

 

일본보다는 오히려 타이완에 더 가까운 야에야마 제도로 가는 길은 조금 복잡합니다. 방랑객이 이시가키와 이리오모테에 다녀왔던 2006년도에는 더 복잡했습니다.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까지 간 후, 오키나와 나하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하룻밤을 자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나하로 간 다음 나하에서 국내선 환승을 해서 야에야마제도의 중심지인 이시가키 공항으로 가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부산에서 일본 오사카까지 간 후, 오사카에서 이시가키까지 3시간이 넘는 일본 국내선을 타고 가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오키나와  나하공항에서 이시가키공항으로 떠날 전일본공수 ANA의 보잉 737 돌핀

 

후쿠오카 경유와 오사카 경우 모두 장단점이 있었는데, 후쿠오카 경유는 비행기 시간이 맞지 않아 후쿠오카에서 1박을 해야 했고 오사카 경유는 간사이공항의 국제선, 국내선을 환승하여 출국 당일에 이시가키까지 갈 수 있었지만 비행기가 매일 있지는 않았죠. 두 가지 경로를 모두 타 봤는데, 개인적 취향으로는 후쿠오카 1박이 더 좋았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 느낄 수 있는 설렘과 일상에서 탈출한 편안함을 더 길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후쿠오카에서 1박을 하며 구경갔던 일본 사찰과 숙소인 클리오코트 하카타 객실의 성냥

 

요즘은 부산이나 인천에서 오키나와 나하공항까지 가는 직항이 자주 있고 이시가키 신공항으로 바로 가는 비행편도 종종 있기 때문에 일본의 오지로 꼽히는 야에야마 제도까지 훨씬 편리하게 갈 수 있을 겁니다.

 

 

일본 야에야마 제도의 중심 도시 - 이시가키

이시가키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망망대해를 지나고 비행기 창 밖으로 어디론가 향하는 쾌속선의 물보라가 보이더니 사람의 흔적들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에야마(팔중산)제도의 중심 섬이라 할 수 있는 이시가키는 바다 밑에 산호지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 주변 바다 모습이 옥빛으로 아름답습니다. 아열대 기후를 보이기 때문에 농작물도 잘 자라고 사탕수수나 아열대 과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시가키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당시에는 일본으로의 방문객 유입을 늘리기 위한 '재팬패스'라는 국내선 항공권 프로모션이 있었습니다. 일본으로 들어오는 국제선 항공권이 있으면 일본 국내선 모든 구간을 약 10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였는데 후쿠오카에서 나하를 거쳐 이시가키까지 왕복 20만원에 구매할 수 있어 아주 경제적이었죠. 

 

 

이제는 기억 속으로 사라진 이시가키공항

 

몇 년 전 이시가키시가 일본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항 신청사를 건립하고 국제공항으로 공항 기능을 확장하는 사업을 펼쳤습니다. 2006년 당시의 이시가키공항은 철도 간이역을 보는 듯한 아담하고 예쁜,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비행기와 공항 청사를 연결하는 탑승교도 없는, 비행기 트랩을 내려 주기장을 걸어가는 공항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승객들이 야에야마제도의 주민이거나 일본 본토에서 멀리 오지 체험을 하러 온 내국인 관광객들이었죠. 우리나라로 비교한다면 울릉도에 놀러 온 육지 사람들의 모습과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이시가키공항에서 만난 깜찍한 경비행기입니다. RAC는 류큐 에어 커뮤터의 약자로 일본항공 JAL의 자회사에 속합니다. 이렇게 작은 비행기로 활주로가 짧은 오키나와 섬 공항들을 연결하는 거죠. 

 

 

이 탑승권은 이시가키에서 후쿠오카로 돌아오던 비행기의 탑승권입니다. 전일본공수 ANA와 그 자회사 AIR NIPPON을 타고 다녔었네요. 당시에는 후쿠오카 - 이시가키 노선에 일본항공은 별로 없고 ANA가 많아 ANA를 여러 번 탔단 걸로 기억됩니다.

 

 

당시 이시가키공항 2층에는 활주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함께 경양식집 분위기의 식당이 있었습니다. 메뉴판 사진을 다시 보니 식당 이름이 ANA FESTA 였군요. 당시 일본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이 많지 않았고 영수증도 어음 같은 용지에 손으로 금액과 받는 사람 이름을 적고 도장을 찍어던 정식 영수증이 더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시가키공항 식당은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이시가키공항 홈페이지에는 공항 2층에는 ANA FESTA 이름의 식당이 있다고 나옵니다.

 

 

아쉽게도 공항 도착 로비의 사진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 속 흰동가리(클라운 피시)는 2003년 개봉한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과 같은 어종입니다. 이 수족관 사진은 이시가키 도착 로비에 있던 수족관의 모습입니다. 이시가키, 이리오모테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한다면 마치 이 수족관을 바라보듯 놀랍고 아름다운 바다 밑 세계를 경험할 수 있죠.

 

 

이시가키공항 바깥의 모습입니다. 택시를 탈 수 있는 택시 승강장이 있고 그 외에는 별달리 눈에 띄는 곳은 없습니다. 비행기에서 본 것처럼 승객 대부분은 야에야마 제도에 사는 주민들이거나 관광을 온 일본 내국인들입니다. 2006년 당시에는 이시가키나 이리오모테를 관광하기 위해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이 거의 없을 때였습니다. 

 

 

공항 밖으로 팔중산상공고등학교 야구부의 전국체전 우승을 기원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일본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야에야마 제도에서도 야구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방랑객이 이리오모테에서 알게 된 지인도 아들을 학교 야구부에 가입시켜 야구선수로 키우고 있죠. 

 

 

공항에는 오키나와현의 중심도시인 나하에 문을 연 토요코인 호텔 광고판이 들어서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로 자리 잡은 도요코인은 당시에도 합리적인 가격과 깨끗한 시설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죠. 우리나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일본에서는 손님의 눈에 보이는 모든 스태프가 여성으로 구성된 특징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시가키의 새 공항 - 파이누시마 이시가키 공항

이제 과거의 이시가키공항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파이누시마 이시가키 공항이 문을 열었습니다. 일본어, 영어는 물론 한국어로도 볼 수 있는 새로운 홈페이지도 갖춰졌습니다. 파이누시마는 오키나와 어로 남쪽을 뜻하는 '파이누'를 사용하여 남쪽 섬이라는 의미를 만들었습니다.

 

파이누시마 이시가키공항 이미지 (출처:이시가키에어터미널주식회사 홈페이지)

 

파이누시마이시가키공항 | 파이누시마이시가키공항

 

www.ishigaki-airport.co.jp

 

또한 이시가키시와 이시가키 공항의 마스코트인 파이글을 활용하여 이시가키와 야에아마 제도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파이글 역시 오키나와 말로 남쪽을 뜻하는 '파이누'에 독수리 Eagle을 합성하여 만든 이름이라고 하네요.

 

이시가키시와 이시가키공항의 마스코트인 파이글 (출처: 파이글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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