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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이리오모테 - 일본 최남단의 섬으로

일본 최남단의 섬 이리오모테 西表島 #1

by 생기방랑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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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남쪽 끝 이리오모테지마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남쪽으로 튀어'의 배경이 되는 이리오모테 西表島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에서 후쿠오카를 거쳐 오키나와 나하, 이시가키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후, 다시 배를 타고 이리오모테의 우에하라항에 도착했습니다. 항구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입니다. 스쿠버 다이버들을 다이빙 포인트로 실어 나르는 배들과 어선들이 몇몇 정박해있을 뿐입니다.

 


지도에서 찾아보면 이리오모테는 본토에서도 한참 떨어진 오키나와제도에서 또다시 한참을 내려와  타이완에 더 가까운 섬입니다. 이리오모테가 일본 최남단의 섬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아주 작은 '하테루마'라는 섬이 이리오모테 남쪽에 있는데 이 섬이 일본 최남단의 섬입니다. 대신 이리오모테에는 일본 최남단의 온천이 있죠.

 

 

 

이리오모테 섬 | VISIT OKINAWA JAPAN

오키나와 본섬에 이어서 두 번째로 넓은 면적의 이리오모테섬은 섬의 약 90% 이상이 정글로 뒤덮인 자연의 보고입니다. 섬 전체가 국정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이 풍요로운 자

www.visitokinawa.jp

 

이리오모테의 2개의 항구, 우에하라 오오하라

이리오모테를 2번 방문했던 2006년에는 구글 맵이 막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라 이렇게 지도로 내려다보는 걸 상상하기 어려웠죠. 이 섬을 소개해 준 일본인이 이메일로 '이시가키에서 배를 타고 첫 번째 정박항에 내리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던 이야기가 이제 이해가 됩니다. 이시가키에서 출항한 배는 하토마라는 작은 섬에 먼저 정박한 후, 이리오모테의 우에하라에 도착하는 경로로 운항하고 있었습니다.

 

 

지도에 보이는 항로 그대로, 이리오모테에는 2개의 항구가 있습니다. 북쪽의 항구는 우에하라, 남쪽의 항구는 오오하라입니다.양쪽 모두 이시가키와 배편이 연결되어 있는데, 날씨가 좋지 않은 날 배가 결항이 되더라도 다른 쪽 항구에는 배가 다니기도 한다고 합니다. 두 번 모두 우에하라항을 이용해서인지, 번화가와 숙박업소들은 대부분 우에하라항 근처에 모여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06년 가을의 오오하라항의 모습입니다. 오오하라항에는 우에하라항보다 더 잘 지어진 여객선 터미널이 있었는데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규모는 크지만 더 한적해 보였습니다.

 

이리오모테의 경제를 이끄는 스쿠버 다이빙

다시 우에하라항의 모습입니다. 열대우림 기후의 바다 밑 풍경이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운 이리오모테는 스쿠버 다이빙이 섬의 주력 관광산업입니다. 항구에 도착하면 스쿠버용 공기통을 싣고 내리는 배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다이버들은 이런 배를 타고 다이빙 포인트에 가서 다이빙을 즐기는 거죠.

 

배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라 작은 보트가 있는가 하면 온수 샤워시설까지 갖춘 요트를 닮은 멋진 배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다이버들은 이런 배를 타고 아침 일찍 출발해 점심도 도시락으로 배 안에서 먹으며 2~3곳의 다이빙 포인트를 감상하고 돌아오게 됩니다.

 

우나리자키 - 민박집과 다이빙팀

배에서 내리면 미리 예약했던 숙소 직원이 차를 가지고 나와 있습니다. 이리오모테 역시 다른 섬들처럼 대중교통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숙소나 다이빙숍의 차량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예약하려고 했던 숙소는 민박집 칸피라소였습니다. 이리오모테의 존재를 알려준 일본인이 추천해준 숙소였고 항구에서도 가까운 번화가에 위치해있었죠. 오래전부터 한국어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칸피라소는 당시 예약이 꽉 차 있어서 가지 못하고 좀 더 섬 깊숙한 곳에 자리한 우나리자키 민박을 선택했습니다.

 

 

칸피라소의 톱 페이지

 

www.kanpira.com

 

시골학교 분교 같은 느낌의 우리나리자키 민박은 '다이빙팀 우나리자키'라는 같은 이름의 다이빙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민박집은 심플한 건물에 화장실이 있는 방, 공용화장실을 사용하는 방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1층에는 급식을 받아먹는 분위기의 큰 식당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 민박집 건너편에 일 마레 우나리자키 호텔이 들어섰다고 하죠.

 

 

 

イルマーレウナリザキ |

RESTRANT イルマーレウナリザキのレストランをご案内します。

www.unarizaki.com


9월에 이리오모테 밤길을 걸으면 길 양 옆으로 녹색빛으로 반짝이는 반딧불이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처음 보면 LED 전구로 야경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밝고 예쁘죠. 열대우림 기후라 이리오모테는 9월에도 매우 덥기 때문에 밤에도 에어컨을 틀어야 합니다. 불빛을 보고 나타났는지 창 밖에는 도마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이빙팀 우나리자키

민박집 우나리자키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다이빙팀 우나리자키 클럽하우스입니다. 저녁시간에만 영업을 하는데, 거의 모든 손님이 낮에 다이빙을 나갔다 온 다이버들입니다. 함께 다이빙을 나갔던 강사, 일행들과 함께 로그북을 쓰고 물속에서 봤던 물고기의 이름을 확인하고 그림으로도 그려 넣습니다.


분위기는 술집이나 바 분위기이지만 술을 많이 마시는 손님은 거의 없습니다. 다이버들의 스터디그룹 장소이기도 하고 내일 아침 일찍 다이빙을 또 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ショップ紹介 | うなりざき西表店

ダイビングチームうなりざきは沖縄県西表島を拠点に八重山の海に潜り始めて30年以上を迎えます。 長年培ってきたノウハウと、既成概念にとらわれないガイドスタイルとの融合により、常

www.unarizaki.com

 

매일 아침 다이빙팀 우나리자키의 다이빙 투어에 합류한 다이버들은 날렵한 모양새의 미스 우나리자키를 타고 다이빙 포인트로 나갑니다. 다이빙팀 우나리자키에는 비슷한 모양의 다이빙선 3척이 있었는데 다이버들의 숙련도에 따라 각각 다른 포인트로 향하게 됩니다.

 


이리오모테의 다이빙은 대략 매년 10월까지가 성수기입니다. 이때가 지나게 되면 산에서 탁한 물이 내려와 바닷속 시야가 흐려진다고 합니다. 다이빙팀 우나리자키는 오오지마상 이라는 여성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직원들과 선박을 관리하죠.

 

 

 

 

바다 그리고 다이빙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리오모테에는 다이빙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많습니다. 일본 특유의 가족기업 분위기인 '재워주고 먹여주고 얼마를 주는' 형태로 다이빙 샵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평일에는 다이빙 샵의 업무를 보고 주말에는 별도의 비용 없이 마음껏 다이빙을 즐기는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도쿄 근처 이바라키현에서 온 사토미 상은 여행사에서 일을 하다 다이빙이 좋아 2년 계획으로 이리오모테에 왔다고 했죠.

 


이리오모테의 바다는 이렇게 푸른빛으로 맑고 투명합니다. 물도 차갑지 않아 구명조끼만 입고 물속에서 놀아도 부족함이 없죠. 다이빙 자격증이 없어도 체험 다이빙 프로그램이 있어서 어지간한 깊이까지는 다이버들을 따라 내려가 볼 수 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오전에는 스노클 장비를 착용하고 물 위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전문강사의 손을 잡고 바다 밑으로 내려갑니다.

 

 

당시에는 카메라를 물 밑으로 가져갈 잠수용 하우징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리오모테보다 도시 규모가 큰 이시가키에는 아크릴로 카메라 하우징을 만드는 장인이 있다고 했었습니다. DSLR 카메라를 하우징에 담고 바다 밑으로 내려가는 다이버를 모두 부러워했죠. 물론 요즘은 카메라도 다양해지고 하우징도 상품이 많아져 누구나 어려움 없이 바다 밑 풍경을 담을 수 있게 되었죠.

 

 

이 사진들은 방랑객을 물속으로 안내했던 일본인 강사가 찍어준 사진들입니다. 다이빙팀 우나리자키의 다이빙 강사들은 함께 다이빙을 갔던 일행들의 사진을 찍은 다음 CD에 담아 선물로 주곤 했습니다. 물속에서 재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담배 연기로  동그란 원을 만드는 것처럼 물 속에 공기를 뿜어 동그란 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이빙 실력이 상당해야 이렇게 원을 만들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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