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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이리오모테 - 일본 최남단의 섬으로

일본 최남단의 섬 이리오모테 西表島 #2

by 생기방랑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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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도 나온다는 섬 이리오모테

우나리자키 클럽하우스 근처에는 폐허로 변한 주택 몇 채와 작은 쇼핑센터 건물이 있었습니다. 전망도 좋고 막 지었을 때는 꽤나 멋졌을 텐데, 어느새 버려진 집과 건물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 집 앞을 구경한 날 밤, 꿈에 이 집을 배경으로 소복을 입은 여자 귀신 3명이 나타났습니다. 무서워서 가지고 있던 모찌를 던져줬더니, 30년 만에 먹어보는 모찌라며 맛있게 먹더군요.

 

 

너무 생생한 꿈이라 밤을 꼬박 새웠는데, 다음날 동네 주민들에게 꿈 이야기를 해줬더니 이 섬에 오면 귀신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요. 과거 역사를 살펴보니 이리오모테에는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섬에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이 돌아 섬 주민들이 몰살당한 적이 여러 차례 있다고 합니다. 그런 까닭에 귀신을 볼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 날 이후로 방랑객 일행은 무서워서 복도 끝에 있는 공동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마침 손님이 없는 화장실 딸린 방으로 거처를 옮기게 됩니다.

 

 

 

동경 123.45.6789

2006년도 당시의 여행가이드북들은 이리오모테를 아열대 밀림이 우거진 일본 오지 중의 오지로 묘사했는데, 실제로는 2층 이상의 현대식 건물들도 많았고 제법 멋지게 생긴 해변 리조트도 있었고, 관광객들에게 차를 빌려주는 렌터카 회사도 두 곳이나 있었죠. 물론 사람이 살지도 않고 살 수도 없는 맹그로브 밀림도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이리오모테는 아주 큰 섬입니다. 섬의 면적은 290제곱킬로미터로 서울시 면적 (605제곱킬로미터)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섬을 돌아다니다 가이드북에도 나오지 않던 재미있는 기념비를 발견했습니다. 동경 123도 45분 6789초에 해당하는 위치를 삼각형의 석조 조형물로 만든 것이었죠. 좌표 상에 123456789로 숫자가 이어지는 위치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소 달구지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이리오모테 같은 외진 섬에 소를 파는 '우시장'이 있을 지 만무하지만, 커다란 뿔을 단 물소는 이리오모테의 유명한 볼거리입니다. 관광객들은 물소가 끄는 달구지를 타고 얕은 바다를 건너 유호지마라는 작은 섬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본 사람이 없다는 천연기념물 이리오모테 야먀네코

이리오모테에는 이리모오테 야마네코 즉, 이리오모테 살쾡이라는 고양이과 동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리오모테에만 살고 있고 개체 수가 100마리 정도로 아주 적어 일본의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리오모테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조차도 이리오모테 야마네코의 발자국이나 똥 같은 흔적을 본 적은 있어도, 이 살쾡이를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추억

아래 사진은 우나리자키 민박집 근처에 있는 후크 라는 카페입니다. 피터팬에 나오는 선장 후크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매주나 음료, 간단한 식사를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우나리자키 클럽 하우스에서 일하는 히로시상의 어머니가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이리오모테에서 평생을 살고 있는 히로시상은 2006년 당시에는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둔 예비 아빠였고 지금은 세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멋진 낚싯배의 선주가 되어 있습니다.

 

 

다이빙팀 우나리자키의 다이빙선을 타는 해변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예쁘고 야트막한 해변도 있습니다. 물도 아주 맑고 파도도 없어 편안하게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은 곳입니다. 이리오모테의 해변은 대부분 자갈 해변에 가까운데 작은 소라 껍데기를 집 삼아 살아가는 게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히로시상의 어머니는 이 조개껍질들을 주워 장식품을 만드는데, 조개껍질을 장시간 민물에 담가 껍질 안의 미생물들을 제거해야 장식품을 만든 후에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히로시상의 어머니가 만든 조개껍질 마그넷은 지금도 방랑객의 냉장고에 붙어 이리오모테의 기억을 잊지 않게 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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