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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에미레이트항공 탑승기

에미레이트항공 탑승기 : 에미레이트 기내식 탐구 (2022년 7월 인천 - 두바이)

by 생기방랑 2022.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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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두바이  2번의 기내식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쥐라기공원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륙 후 1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저녁밥을 주기 시작하죠. 한국시각으로는 새벽 1시가 넘은 야심한 때이지만 9시간 정도 비행이면 밥을 2번 먹이기 때문에 저녁밥을 줍니다. 에미레이트항공 인천-두바이 노선은 2번의 기내식을 제공하는데 출발 1시간 후 정도에 저녁밥을, 도착 2시간 전 정도에 아침밥을 주죠. (밥과 밥 사이에는 불을 끄고 잠을 재웁니다.)

 

 

에미레이트항공 탑승기 : 비행기 탑승과 좌석, 기내 엔터테인먼트, 어메니티 (2022년 7월 인천 - 두

23시 10분, 두바이행 에미레이트항공의 탑승이 시작됩니다 탑승권에 안내된 23시 10분, 탑승구가 열립니다.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하면 손님들이 우르르 줄을 서는데, 에미레이트항공 특히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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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손님이 많은 대형 비행기이다보니 맨 마지막에 배식을 받게 되면 제일 먼저 배식받은 승객은 이미 식사를 마치는 타이밍이 되기도 합니다. 기내식을 실은 카트가 가까이 오면 미리 테이블을 펴서 승무원들의 노고를 덜어줍니다. 승무원들이 테이블을 펴주는 건 아니지만, 테이블을 펴 달라고 한 마디 더 해야 하는 노고, 테이블을 펼 때까지 배식이 늦어지는 걸 막을 수 있으니까요.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와 앱에서 기내식 메뉴를 미리 볼 수 있어요

밥을 뭘 주는지 살펴볼까요? 영어 메뉴를 읽어보면 뭘 엄청나게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글 메뉴를 보면 조금 더 깔끔하게 정리가 됩니다. 저녁식사는 닭불고기 또는 소고기 스트로가노프 2가지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승무원들이 일일이 요리 이름을 알려줄 수도 없으니 치킨? 비프? 이 정도만 물어보고 대답을 기다리죠.

 

 

코로나 이전에는 이런 메뉴판을 승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카드 분위기의 두꺼운 종이 메뉴판으로 나눠줬었죠. 비행기가 출발하고 무슨 종이를 나눠주는데, 열어보면 별 거 아니고 기내식 메뉴였죠. 코로나 때는 승객도 적고 방역도 철저히 한다는 차원에서 메뉴판을 안 만든 것 같더니, 이제는 환경보호를 이유로 안 만드는 것 같네요. 하긴 실제로는 경비 절감의 차원도 클 것 같습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이 메뉴를 좋은 종이로 만들어 낭비할 필요도 없고 굳이 비행기에 짐을 더 실을 필요도 없겠죠. 대신 개인 모니터에서 기내식 메뉴를 찾아볼 수 있게 해 준다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이왕이면 사진도 함께 말이죠.

 


메뉴 맨 아랫줄에 보면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승객이 요청하면 컵라면도 줄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로 땅콩 같은 간식을 주는 건 없고, 컵라면을 줄 수는 있는데 배식과 식기 회수 시간에는 바빠서 불가능하고 그 외 시간에는 컵라면을 줄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에미레이트항공을 최근 몇 년간 많이 타봤는데, 밤 비행기라 그런지 컵라면을 부탁해 드시는 분은 전혀 못 본 것 같네요. 몰라서 못 드신 분도 있을 테고, 배는 고픈데 냄새 풍기기 미안해서 못 드신 분, 잠 자기 바쁜 분도 있었겠죠.

 

출발 24시간 전까지 특별 기내식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메뉴 이미지는 항공권 예약을 하고 출발일이 가까워지면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미지입니다. 내 여정을 선택하면 좌석 선택 항목과 함께 기내식에 관한 선택 메뉴가 나옵니다. 여기서 기본 기내식 메뉴를 볼 수도 있고, 저염식이나 채식, 종교와 관련된 식사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출발 24시간 이전에만 특별 기내식 선택이 가능합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이슬람 문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내식 또한 할랄 식재료만을 사용합니다. 할랄은 이슬람어로 '허락'을 뜻한다고 하는데요, 할랄이 엄청나게 특이한 것은 아니고, 도축 직전의 소 양 닭 등은 건강해야 하고, 도축할 때 가축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는 등의 규칙입니다. 맛이 다르거나 이슬람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어색하게 생각할 것들이 들어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슬람 율법에 따르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청결한 식재료가 사용된다고도 하죠.

방랑객은 특별 기내식으로 저염식을 2번 신청해봤는데요, 결론적으로는 더 비싼 단가의 고급 기내식이 나오는 걸 경험했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특별 기내식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방랑객의 저녁식사 - 비프 스트로가노프

저녁식사 기내식으로 쇠고기 스트로가노프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승무원은 비프? 치킨? 으로 물었고 방랑객은 비프 플리즈 라고 대답했죠. 어느 비행기나 거의 비슷하듯이 기내식은 메인 요리 2종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 애피타이저나 디저트는 동일하죠. 점심이나 저녁식사로는 닭고기나 소고기가 대부분이고, 가끔 생선이나 야채 요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메뉴에 안내된 구성 그대로입니다. 알미늄 포일에 싸인 메인 메뉴, 빵, 김치, 애피타이저와 디저트가 있고, 100밀리리터 컵 용기에 담긴 생수도 나왔습니다. 가운데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에는 버터와 물티슈, 고추장, 키커 초콜릿이 담겨있습니다. 식판 위쪽으로 거뭇하게 보이는 건 스푼, 포크, 나이프가 들어있는 비닐봉지인데 이 안에 냅킨 한 장과 후추, 소금이 함께 들어있죠.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고추장은 작은 튜브 고추장이 나왔는데 이제는 맥도널드 케첩만 한 크기로 나오네요.

 


기내에서 먹는 나름의 풀 코스 정찬인데요, 뭐부터 먹는 게 테이블 매너에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양 손님들을 봐도 어떤 분들은 빵부터, 어떤 분들은 메인 메뉴부터, 또 다른 분들은 샐러드부터 드시더군요. 방랑객은 늘 빵부터 먹는데 뜨거운 메인 메뉴 위에 잠시 빵과 버터를 올려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빵이 살짝 따뜻해지고 버터도 살짝 녹아 빵에 바르기 쉽죠.

 

기내식 음료는 탄산음료, 생수, 주류 등이 있습니다

기내 음료로는 탄산음료, 생수, 맥주, 쥬스, 와인과 각종 주류가 있는데 에미레이트항공은 탄산음료로 펩시와 세븐업을 주죠. 이 날은 평소와 달리 약간의 객기를 부려 늘 마시던 탄산음료와 함께 화이트 와인 반잔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조금만 마시고 다 버렸지만 말이죠. 음료를 받을 때, 콜라 2잔 혹은 맥주와 콜라, 이렇게 부탁을 해도 됩니다. 기내식 쟁반에 함께 나온 작은 생수는 앞 좌석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목이 마를 때 드시기 좋죠. 물론 배식시간과 이착륙 시간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에도 승무원 호출 버튼을 누르고 부탁을 하면 음료를 받아 마실 수 있습니다.

 

 

 

애피타이저 - 펜네 샐러드

본격적인 메뉴 탐구에 들어가볼까요? 요 녀석이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샐러드입니다. 파스타의 일종인 펜네와 참치가 있고 올리브와 방울토마토가 살짝 보입니다. 애피타이저로 먹기에 양이 좀 많아 보이네요. 맛은 좋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 기내식은 맛으로 불평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니까요.

 

 

 

메인 메뉴 - 소고기 스트로가노프

메인 메뉴인 비프 스트로가노프입니다. 얇게 썬 소고기를 껍질콩, 당근 같은 야채와 볶아내고, 으깬 감자 한 덩어리가 함께 나왔습니다. 이름이 좀 러시아스럽다 했는데 찾아보니 러시아의 대표적인 요리라고 하는군요. 맛은 우리나라 불고기와 비슷합니다. 고기가 좀 많아 부담스러우시면 후추를 살살 뿌려 드시면 한결 상쾌한 맛을 느끼실 수 있죠.

 

 

 

디저트 -  베리 무스 케이크

디저트로 나온 베리 무스 케이크입니다. 어디가 베리고 어디가 무스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내식 한 끼를 마무리하는 달콤한 디저트로는 딱 좋네요. 이렇게 식사를 마치시고 잠시 기다리시면 승무원들이 식판 회수용 카트를 끌고 다니며 다 드신 기내식 쟁반을 회수합니다. 음료 컵을 따로 정리하고, 나머지는 카트 안으로 밀어 넣는데, 이왕이면 다 드신 그릇과 비닐들이 수북하게 쌓이지 않도록 정리해주시면 승무원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기내식 회수 카트가 지나가면 곧이어 커피 타임입니다. 승무원이 커피? 티? 물으며 복도를 지나가는데, 세상에서 가장 고급스럽게 보이는 종이컵에 구수한 숭늉 맛의 커피를 따라주죠. 차는 녹차는 아니고 보통 홍차를 줍니다. 오래 전 뉴질랜드항공을 타고 오클랜드로 가는 길에서는 호호 할머니 승무원께서 진짜 도자기 주전자에 담긴 녹차를 따라주기도 했었는데 서양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대부분이 홍차를 주죠.

 

 

저녁식사가 정리되면 취침시간이 이어집니다

기내식 정리가 끝나고 나면, 어느 순간 기내 조명이 어두워집니다. 아침밥 줄 때까지 자라는 건데요, 이렇게 해야 시차 조절에도 도움이 되고, 승무원들도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되죠. 그렇다고 모든 승객들이 잠을 자는 건 아닙니다. 일하는 분도 있고, 독서등을 켜고 책을 읽거나 개인 모니터로 영화를 보는 분도 있죠. 그런데 독서등은 의외로 많이 밝아서 옆자리 승객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주변을 잘 살펴보시고 사용하시는 게 좋겠네요.

 

 

 

 

시간 차를 두고 조명이 점점 밝아집니다. 아마 심야에서 새벽, 여명, 일출로 향하는 분위기를 앰비언스 라이트로 연출하는 것 같네요. 해가 떴으니 다시 밥을 먹을 시간입니다. 취침시간에 자취를 감췄던 승무원들이 다시 분주하게 오가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비행기 출발 때의 단정하고 예쁘게 꾸몄던 모습에서는 피곤이 지쳐 살짝 흐트러진 모습을 엿볼 수 있죠. 승무원 업무가 많이 고되겠지요.

 

 

 

두바이 도착 약 2시간 전, 아침식사가 제공됩니다

모니터를 켜서 비행기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살펴봅니다. 대충 7시간을 날아왔고 2시간 후면 두바이에 도착을 하겠네요. 한국은 대략 이른 아침이고, 5시간 늦은 두바이는 심야겠네요. 이제 아침밥을 먹고 조금만 버티면 두바이에 착륙을 하게 됩니다. 깊은 잠에 빠져있던 승객들도 대부분 눈을 떴습니다.

 

 

 

아침식사는 스크램블 에드 또는 야채죽 중에서 선택합니다

아침밥은 스크램블 에그 또는 야채죽입니다. 아침밥은 몇 년간 바뀌지 않고 거의 그대로인 듯 합니다. 방랑객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8번 이 비행기를 탔는데요, 둘 다 먹어본 느낌으로는 죽이 더 좋네요. 그래서 이번에도 죽을 선택 했습니다. 아침 기내식은 저녁 기내식보다 살짝 가벼운 느낌입니다. 과일과 요거트, 김치, 빵은 다 똑같고 죽 그릇, 또는 스크램블 에그만 다른 구성이죠. 음료는 탄산음료 대신 주스 종류를 권합니다.

 

 

 

아, 저녁식사와 좀 다른 점이 또 있네요. 저녁식사에는 빵에 발라먹을 버터만 나왔는데, 아침식사에는 버터와 함께 딸기잼이 나옵니다. 그리고 키커 초콜릿 대신 귀리로 만든 에너지 바가 나오네요. 저녁식사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메인메뉴 위에 빵과 버터를 올려놓고 따뜻하게 온기를 옮긴 후 먹습니다. 저녁식사 빵에도 딸기잼 하나 더 주면 좋을 텐데요.

 

 

 

 

 

아침식사 - 야채죽

죽그릇을 덮고있던 호일을 열면 이런 모습입니다. 흰쌀 죽이 가득 담겨있고 깨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뿌려져 있네요. 맛은 훌륭합니다. 여기에 함께 나온 김치를 곁들여 드시면 아삭아삭 맛이 좋지요. 아침식사로는 스크램블보다는 죽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요구르트를 먹을 시간입니다. 베리 시럽 같은 게 함께 들어있는데 살살 저어보니 모양새도 예쁘게 나오는군요. 맛도 좋습니다.

 

 

이제 아침 기내식의 마지막 과일 순서입니다. 집에서는 과일 후식은커녕 아침밥도 멋 챙겨 먹고 집을 나서는데 다채로운 과일로 호사를 누립니다. 여러 과일들이 나오는데 방랑객은 맛이 순한 과일을 먼저 먹습니다. 수박, 멜론을 먼저 먹고 파인애플로 마무리를 하죠. 맛이 강한 과일을 먼저 먹으면 나중에 먹는 맛이 연한 과일들이 맛을 느끼기 어렵거든요.

 

 

역시 아침밥 스푼 포크 봉투에 들어있던 소금과 후추는 잘 챙겨둡니다. 여행지 호텔에서 요긴하게 쓸 일들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착륙 준비에 분주한 기내

아침식사 식기류를 모두 걷어가면서 기내가 착륙 준비로 분주해집니다. 화장실을 가는 승객들도 갑자기 많아지고, 승무원들도 여러 가지 준비로 바빠집니다. 아침 세수를 대신할 뜨거운 물수건을 나눠줍니다. 받을 때는 무척 뜨겁지만 금방 식어버리기 때문에 얼른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어디를 닦아야 하나 망설임이 들지만, 화장을 하지 않으셨다면 과감히 얼굴을 닦으셔도 됩니다. 손 닦는 정도의 물티슈는 기내식에도 같이 따라 나왔으니까요.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는 게 느껴집니다. 승무원들이 기내 담요와 헤드폰을 모두 걷어가고 쓰레기도 커다란 봉투에 모아 담습니다. 기내 담요와 헤드폰은 반납을 하고, 베개는 반납을 하지 않죠. 잠시 후 비행기가 두바이 공항에 착륙을 합니다. 하지만 공항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게이트까지는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기내방송과 모니터에는 비행기가 도착할 게이트가 안내되고, 세계적인 환승 공항인 만큼 탑승시간이 임박한 다음 비행편의 게이트들이 안내됩니다.

 

 

 

 

두바이에 도착!

두바이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4시 30분경, 세상이 모두 잠든 새벽일 것 같지만 두바이 공항은 24시간 불야성의 화려한 공항이죠. 이제 다른 승객들을 따라 비행기에서 내린 후,  빨간색 컨넥션 환승 간판을 따라 이동한 후 간단한 보안검색을 마치고 다시 면세구역 에어사이드로 나갈 수 있습니다. 두바이 공항은 아주 넓기 때문에 다음 이용할 비행기의 탑승구역 A, B, C와 탑승구를 확인하시고 두바이 공항 면세구역을 구경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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