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남항시장 바깥입니다. 길 건너편으로 오래된 건물이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대중목욕탕이었군요. 목욕탕 이름은 문화탕이었네요. 1층에는 다른 매장들이 들어와 있고 목욕탕은 영업을 안 하는지 셔터가 내려져있습니다.




영도구는 말 그대로 섬이기 때문에 해안선부터 산 꼭대기까지 평지가 거의 없는 경사진 지형을 갖고 있습니다. 섬의 밑부분이자 바다와 닿아있는 남항시장 근처가 그나마 평지를 이루고 있죠. 봉래산을 바라봐도 곳곳이 경사진 오르막입니다.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일본에서 돌아온 사람들, 한국전쟁 때 피난왔다 부산에 정착한 사람들이 영도에도 많습니다. 영도의 오래된 주택들을 보면 모양이 제각각인 집들이 많은데,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자재를 구해 집을 짓고 수리했기 때문이겠죠.

이 집은 대문 기둥은 아주 굵직하고 튼튼합니다. 대문은 옛 나무 대문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꿔달았을테고 대문 처마는 원래 있던 지붕은 없어지고 슬레이트가 그 자리를 대신한 것 같습니다.

영도 주택가를 돌아보며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입니다. 집 앞에 우물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보통 우물은 마을의 공동자원으로 사용하거나 개인 우물은 집 마당 안에 있는데, 집 앞 골목에 우물이 있는 걸로 보아 마을 우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 벽면 색깔과 같은 색으로 우물까지 페인트 칠을 한 걸로 보면 이 집 주인께서 우물의 흔적도 함께 관리하고 계신 듯합니다.

우물 옆집은 짧은 높이에 창문이 위아래로 나 있습니다. 2층집 구조인데 2층은 다락방 형태로 층고가 낮은 작은 방 구조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 집은 나무대문이 그대로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양쪽문의 색깔과 형태가 다른 걸로 보아 한쪽 대문이 망가져서 비슷한 대문 한 짝을 이식해 붙인 것 같습니다. 대문 위 처마는 오래전 망가져서 여러 재질의 슬레이트 조각을 쌓아 처마로 얹었네요.

골목 안쪽으로 특이한 집이 또 하나 보입니다. 붉은 외벽도 흥미로운데 까만 대문은 더 특이하네요. 가까이 가보니 금속 부품을 가공하는 공장입니다. 출입문이 까맣게 보이는 건 철가루 때문이겠죠. 건물 안으로는 직원분들이 부지런히 기계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큰 도로 쪽으로 나가는 골목 담벼락 밑으로는 빨간 고추와 깻잎이 가득 심어져 있습니다. 당장 따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깻잎도 무성하고 잘 익은 고추 빛깔도 좋네요. 마주 보는 집주인이 텃밭을 가꾸시는 건지, 그물망도 씌워놓고 정성이 가득하네요.



골목길을 빠져나와 마주친 작은 공장 혹은 창고입니다. 이 건물도 상당히 오래된 것 같은데 창문과 창틀에 옛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커다란 돌을 모아 축대를 쌓고 그 위로 시멘트 벽을 올린 구조도 옛 건축방식이네요. 건물 한쪽 벽을 가득 덮은 담쟁이 덩굴도 꽤 오랜 기간 자리를 잡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골목과 큰 길이 마주치는 지점에서 만난 작은 가게 거창상회입니다. 주인장께서 경남 거창 출신이신 것 같은데 쌀은 전북 김제시의 쌀을 가져다 파셨던 모양입니다. 간판을 보면 전화번호 국번이 2자리였을 때 간판을 만들었고, 국번이 3자리로 바뀌면서 숫자를 덧붙였다가 덧붙인 숫자만 지워져 3400만 보이는 것 같네요.

예전만큼은 보기 드문 신문 진열대, 가게 앞을 비추는 가로등도 옛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모습이라 소중한 볼거리였습니다.
역시 바다가 있고 조선소가 있는 영도라 곳곳에 선박용품과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이 회사 이름은 수로추진기공사인데 배 스크루를 만드는 회사 같네요. 회사 이름 옆에 붙은 프로펠러 모양도 재미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