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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대기행/뉴질랜드

2003 : 오클랜드 공항의 비행기들

by 생기방랑 2025.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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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여름, 뉴질랜드, 서사모아, 아메리칸 사모아, 피지를 거쳐 칠레 남쪽의 딸까우아노까지 대장정의 기록입니다.


남태평양 대기행

여행은 출국 비행기에 오른 후, 기내식을 먹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새로운 문화는 흥미롭지만 낯선 분위기, 사고에 대한 걱정, 여기에 더해 업무 출장이라면 현지에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부담이 여행지에 가까워질수록 커지죠. 여행에는 늘 시간과 예산이라는 퍼즐도 맞춰야 합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까지 가는데 국적기는 비싸고 일정도 맞지 않아 뉴질랜드 항공을 이용했습니다. 당시에는 인천과 오클랜드 직항이 없었고, 인천에서 도쿄까지는 일본항공이 코드셰어로 운항을 했습니다.

 

오클랜드공항 전망대에서 활주로와 계류장의 비행기들을 구경했습니다. 반가운 대한항공 비행기도 있었고, 가보지 않은 나라, 잘 모르는 나라들의 처음 보는 비행기들도 많았습니다. 

대한항공 HL7490

가장 반가웠던 비행기는 국적기 대한항공 비행기였죠. 사진 속 비행기는 보잉 747, 테일 넘버는 HL7490입니다. 이 비행기는 1994년 대한항공이 새 비행기로 들여왔고, 2015년 11월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2016년 고철로 스크랩되었습니다. 2003년 당시에는 뉴질랜드 유학 열풍이 불었는데, 많은 교민과 유학생들을 실어나르던 대형 비행기였습니다.

에어 뉴질랜드 : 반지의 제왕

당시 뉴질랜드 대자연을 배경으로 촬영했던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에어 뉴질랜드의 보잉747이 반지의 제왕 디자인으로 도색되어 있네요. 비행기 기내에도 반지의 제왕 인테리어가 있을지 궁금했었습니다.

루프트한자 카고 D-ALCN

반지의 제왕 비행기 앞으로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화물기가 있습니다. 이 비행기는 지금은 보잉에 합병된 맥도널 더글러스의 MD-11 비행기입니다. 꼬리날개에 하나 더 달린 엔진이 특이한 디자인이었죠. MD-11 기종은 지금은 여객기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주로 화물기로 사용됩니다. 루프트한자의 D-ALCN은 2019년 은퇴했고, 2020년 글로벌 탁송 서비스회사인 UPS가 화물기로 인도받았습니다.

콴타스항공

남반구에 위치한 영국 뉴질랜드와 호주는 아주 친밀한 관계입니다. 사람들의 이동도 자유로워서 비자 없이도 장기간 체류하거나 취업할 수도 있죠. 그래서인지 오클랜드 공항에는 호주 국적기인 콴타스항공 비행기가 많이 보였습니다. QANTAS는 원주민 언어나 이런 건 아니고 퀸즐랜드 - 노던 테리토리 항공 서비스, 즉  Queensland and Northern Territory Aerial Services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이름입니다. 꼬리 날개의 캥거루 문양만 봐도 호주 항공사인 것을 짐작할 수 있겠네요. 

2003년 당시로서는 꽤 낯선 비행기들도 있었습니다. 당시 메모에는 '어느 나라 비행기인지 모르겠다'라고 적어둔 이 비행기는 두바이를 허브공항으로 하는 에미레이트항공 비행기였습니다. 그때는 이런 비행기도 있구나 싶을 정도였고, 몇 년 후 에미레이트 비행기를 항공을 20번 넘게 타는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죠. 

에미레이트 비행기 옆의 노란색 비행기는 동남아시아 보르네오섬의 왕국 브루나이의 국적 항공사 로열 브루나이의 비행기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촬영이 금지된 공항이 여럿 있지만, 오클랜드공항은 당시에도 비행기 구경을 마음껏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일정을 기다리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캠코더를 들고, 뷰 파인더에 눈을 대고 비행기를 촬영하는 여행객의 모습이 지금 분위기로는 상당히 이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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