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넘어 제5의 계절 장마철
장마의 계절이 왔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고 옷과 이불도 꿉꿉해지고 불쾌지수도 슬슬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제5의 계절 장마철이라 불러도, 건기를 앞둔 우기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기후가 많이 변한 듯합니다.
당초 예상과 달리, 6월 24일~25일 사이에 남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6월 중순 예상으로는 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이 강한 비를 엄청나게 뿌리고 지나갔어야 하는데, 이 비구름은 다소 약화되며 북쪽으로 올라가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북부지방에 비를 뿌리고 지나갔습니다. 24일 ~ 25일 사이에 남해안에 비싼 리조트에 놀라가기로 했던 사무실 동료 가족은 울상을 했다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여행을 즐겼죠.
일본기상청의 일기도를 살펴보면 태평양 동쪽에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며 잠시 전선이 흩어지기도 했죠. 6월 26일 저녁 일기도를 보면, 빨강 파랑으로 운동회 만국기를 닮은 장마전선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러나 장마는 이제 시작입니다, 1개월은 족히 이어지죠
장마 중간에 맑은 날이 찾아오면, 올해는 장마가 짧은가? 혹은 올해 장마가 말로만 듣던 마른 장마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올해 장마는 이제 시작입니다. 장마는 대략 1개월 정도 이어지고 7월 말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그런데 이 장마철에 태풍이 우리나라 가까이 올라온다면 태풍이 몰고 오는 수증기가 장마전선과 합쳐져 물 폭탄이 크게 쏟아질 수도 있습니다.
6월 27일 월요일 오전이 되면 멀리 산동반도 인근에서 서해 쪽으로 걸쳐진 장마전선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입니다. 만국기를 닮은 장마전선은 대륙과 해양의 기상 변화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전국에 비를 뿌리게 됩니다. 간혹 장마전선이 끊어지기도 하지만 여간해서는 7월 말까지 활동을 이어가게 되죠.
GFS기상예측모델이 예측하는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10여일간 장맛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할 것 같습니다. 의외로 남부지방에 맑은 날이 이어지는 기간이 길고 7월 10일을 전후로 태풍 또는 태풍에 비슷한 열대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비바람이 몰아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날씨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 아래의 예상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6월 27일 ~ 28일 전국에 비
6월 27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다가 28일 경부 터는 남부 지방은 비가 오지 않고 중부지방과 북부지방에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강원도와 북한 지역에는 많은 비가 올 수도 있겠습니다
6월 29일~ 30일 남부지방 갬, 중북부지방 계속 비
이후 6월 30일까지는 남부지방에는 비가 별로 오지 않고 중북부지방에는 계속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6월 30일을 전후로 남중국해에 3호 태풍 차바가 발생하여 7월 3일 경 중국 광둥성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7월 1일 ~ 3일 전국이 맑음
7월 1일부터 7월 3일까지는 비구름이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전역이 맑은 날씨를 보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7월 2일 전후로 타이완 동쪽 해역에 태풍 비스름한 저기압이 형성되고, 7월 4일 전후로 이 저기압이 우리나라 남해안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7월 4일 ~ 7월 8일 전국에 본격적인 장맛비
이후로 우리나라는 이제 장마철이구나 싶을 정도로 연일 비가 이어지는 날씨가 7월 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7월 8일 ~ 9일 전국이 갬, 10일 ~ 11일 장맛비, 12일 ~ 13일 장마 소강상태
7월 8일부터 이틀간 비가 멈짓했다가 10일과 11일 양일간 비가 다시 내린 12일과 13일은 다시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일 것 같습니다. 한편 7월 11일 경, 괌이 속한 마리아나제도 동쪽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하여 일본 북부 남쪽 해역을 향해 올라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2년 3호 태풍 차바, 4호 태풍 에어리, 여기에 5호 태풍 송다 까지?
4월의 태풍 2개 이후 6월 말이 되도록 태평양 해역이 조용합니다.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 JTWC의 예보창도 아무 일도 없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너무 고요해서 불안하다는 느낌마저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6월 말에 가까워지며 태풍이 본격적으로 생겨날 것 같습니다. 기상예측모델인 GFS모델에 따르면 6월 30일 전후로 필리핀 북동쪽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3호 태풍 차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럽중기모델인 ECMWF도 유사한 시기에 태풍 차바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3호 태풍 차바는 남중국해에서 천천히 이동하여 중국 광둥성과 하이난성을 향해 북상하고 중국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GFS모델은 예측 초기 태풍의 강도를 강하게 예측하는 경향이 있는데, 만약 이 초기 예측대로라면 중국 내륙에는 태풍 차바로 인한 많은 피해가 우려됩니다.
7월 2일을 전후하여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열대저기압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 열대저기압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향해 북진하게 되는데 태풍으로 성장한다면 4호 태풍 에어리가 될 수 있고, 태풍의 진로는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소 먼 훗날의 예측이라 정확도는 많이 떨어질 수 있지만 7월 11일 경, 마리아나제도 동쪽 해역에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향할 저기압이 4호 태풍이 된다면 이 태풍은 5호 태풍 송다가 될 것이고, 우리나라로 향하는 저기압이 태풍의 이름을 얻지 못하면 4호 태풍 에어리가 되겠습니다. 이 태풍은 장애물이 전혀 없는 바다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태풍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태풍의 진로는 일본 북부의 남쪽 해역을 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에 근접할 당시의 기상 상황에 따라 진로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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