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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에티오피아 - 인류의 고향을 찾아서

중국과 에티오피아

by 생기방랑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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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친구인 중국과 에티오피아

중국과 에티오피아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이라 부르는 후진국들에게 원조를 베풀고 자금을 지원합니다. 미국의 US AID, 일본의 JICA, 우리나라의 KOICA도 '국제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시설과 교육, 보건 등을 지원합니다. 또 실물 대신 돈을 지원하는 'EDCF'라는 지원방식도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국가의 선행이 아닌,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는 정책입니다.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만난 시진핑 주석과 아비 총리 (출처: 신화통신)

 

중국 자본으로 건설하는 사회 인프라

중국도 막강한 자본력으로 에티오피아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아디스 아바바의 멋진 마천루 건물들은 대부분이 중국자본이 섞여 지어진 것들입니다. 그래서 건설 중인 빌딩 앞의 안전 펜스에 아프리카에서는 낯선 중국 한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 2016년에 경전철이 개통되었습니다. 시내를 동서,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경전철 역시 중국 자본으로 건설되었습니다. 

중국에서 건너온 중고차들도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사진 속의 승합차는 일본 도요타의 하이 에이스인데, 운전석이 우리나라처럼 왼쪽에 있는 차량입니다. 

 

한국인을 더 좋아하는 에티오피아 사람들

보통의 국제협력이나 선진국의 에티오피아 진출은 개발도상국 현지의 자재와 인력을 사용하는데, 중국은 특이하게 건물을 지을 때 인부들을 중국에서 데려옵니다. 일자리가 부족한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를 포함하여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대체로 중국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중국인은 물론이고 비슷한 생김새의 일본 사람, 우리나라 사람이 지나쳐도 "헤이 짜이나~"라고 부르며 놀리곤 하죠.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중국 사람보다 한국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들 말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실제 전투부대를 파병해 준 것도 많이들 기억하고 있어 우방국으로 생각을 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지 사회활동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 같습니다.

 아디스 아바바 번화가 중 하나인 사르벳 지역에는 우리나라 LG에서 지어준 샤르벳 광장이 있습니다. LG 로고가 걸린 시계 전광판이 있고 그 위로 에티오피아 국기와 태극기가 걸려있습니다. 시계탑 주변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에티오피아 결혼식 야외 촬영 명소이기도 합니다.

 엘지는 이 밖에도 에티오피아 여성으로 구성된 여성 야구단도 운영을 하고 있죠. 그래서인지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가전제품을 살 때 삼성보다는 엘지 제품을 더 선호합니다. 기업 이미지도 삼성보다는 엘지를 더 좋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에티오피아 발음으로는 앨지라 하지 않고 '에루지'라고 발음하죠.

LG 에티오피아 희망학교 여자야구단 (출처: LG 희망학교 페이스북)

 에티오피아를 달리는 차량들은 대부분이 수입 중고차이고 일본 브랜드가 큰 비율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대나 기아 브랜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중고차 외에 신차 판매도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황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마라톤 모터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현대차 신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 뿌리내린 중국문화

아디스아바바에 일하러 들어온 중국인이 많다보니 차이나타운처럼 중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 있고, 중국 음식점도 많습니다. 중국 음식점은 중국 건설 인부들이 밥을 먹는 함바집 분위기입니다. 음식은 익숙하게 느껴지는 중국 음식들이고 밥을 무제한으로 퍼다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습니다.

 초시는 중국어로 슈퍼마켓을 뜻하니 여기는 종합슈퍼마켓 정도 되는 가게입니다. 우리나라 교민들도 중국 슈퍼마켓에 가서 채소류를 사 오는데, 두부도 살 수 있을 만큼 중국 음식문화도 아디스아바바에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에티오피아를 떠나 귀국하기 전, 많이들 방문하는 공항 근처 프렌드쉽 슈퍼마켓입니다. 상당히 규모가 큰 슈퍼마켓인데 여기에도 중국 상품들이 많습니다. 주로 식기류와 장식품들이 많은데 이 코너에 있으면 중국 슈퍼마켓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죠.

 
공항 면세구역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이트 안내 표지판에도 빠짐없이 중국어가 적혀있고 중국인을 위한 전용 안내데스크도 있습니다. 늘 차를 마시는 중국사람들을 위해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는 대형 급수대도 면세점 사이에 설치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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