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만 보면 항공 선진국
아디스아바바 볼레국제공항에 도착해 창 밖을 내다본다면 공항을 가득 메운 비행기에 살짝 놀라게 됩니다. 극빈국으로 꼽히는 에티오피아에 무슨 좋은 비행기가 이렇게 많을까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1946년 첫 비행을 시작한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항공사입니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광복 다음 해, 에티오피아에는 항공사가 생긴 것이죠.
후진국이라면 비행기도 오래된 비행기가 많을 것 같지만, 에티오피아항공은 그렇지 않습니다. 에어쇼가 열리면 새로운 기종을 수십대씩 사들이기도 하고, 보잉787 드림라이너 같은 신형 비행기는 우리나라 항공사보다 먼저 도입하기도 합니다. 인천과 아디스 아바바를 오가는 비행기 역시 대한항공보다 먼저 보잉787 드림라이너를 일찌감치 사용하고 있었고 지금은 에어버스의 최신 기종 A350을 인천-아디스아바바 노선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관리가 아쉬운 에티오피아항공
그런데 비행기만 새 것이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죠. 관리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비행기는 분명 최신형인데 좌석에 앉거나 화장실과 복도를 오가다보면 새 비행기가 아까울 정도로 망가지거나 소홀하게 관리된 부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야 최고급 기재이지만 관리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해 새 비행기가 쉽게 망가지는 상황이 끊이질 않았던 것이죠.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에티오피아 항공이 비행기는 멀쩡한 최신형인데 내부 상태가 좋지 않은 것에 대해 비행기는 새 걸 사오지만 시트 같은 내장재는 예전에 사용하던 것들로 집어넣어 겉은 새 것이지만 내부는 오래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여기에 새로운 비행기를 대거 구입하며 고위직들이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기도 합니다. 나라 곳곳에 세금 들어갈 곳이 넘쳐나는데 비행기는 새 비행기를 대량으로 사들이니까 말이죠.
극빈국이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은 선진국형
그럼에도 흥미로운 것 하나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한 분위기가 항공업계에도 보인다는 점입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세계 여성의 날에 모든 승무원이 여성으로만 구성된 비행편을 날리기도 합니다. 극빈국에서 더군다나 여성이 플래그십 항공사의 파일럿이나 객실 승무원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에티오피아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가능성이 열려있는 환경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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